‘corn’과 ‘옥수수’

아래 링크를 보면, Pyong Son Chong 님이 제가 『측정의 역사』에서 ‘corn’을 오역한 것 같다는 의견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http://sumbolon.blogspot.kr/2013/06/blog-post_1732.html

노승영의 번역

노승영은 82쪽에 이런 번역문을 제시해 놓았다.

"카탈루냐에서는 옥수수밭 주르날이 따로 있고 포도밭 주르날이 따로 있었다. 부르고뉴에서는 옥수수밭을 재는 단위는 주르날, 포도밭은 우브레ouvree, 목초지는 수아튀르soirture였는데 모두 노동력을 기준으로 삼았다."

다루는 시대가 유럽의 중세고, 옥수수는 신세계 작물이므로 두 번 나오는 옥수수밭은 밀밭 같다. 영어 단어는 corn이 아닐까 싶다. 페이스북 소통 페이지도 있던데, 한 번 물어봐야겠다.

김상인도 에서 밀(corn)을 옥수수로 처리해서, 지적한 바 있었다.

서로 알려주고 확인해서 고칠 일이다.

'명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라'에 들어갈 내용이다.

‘corn’은 본디 곡물(또는 씨앗)을 총칭하는 단어이며 영국에서는 밀을 뜻하기도 하므로 무작정 ‘옥수수’로 번역해서는 안 됩니다. 일단, 제가 번역어를 선택할 때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지적한 Pyong Son Chong 님께 감사드립니다.

위 블로그 글에 인용된 문장은 폴란드의 경제학자 비톨트 쿨라의 『척도와 인간Measures and Men』을 저자가 재인용한 것입니다. 『척도와 인간』은 폴란드어로 썼고 저자는 영어판을 읽고 인용했다고 합니다. 『측정의 역사』 81쪽에는 “특히 쿨라는 도량형이라는 렌즈를 통해 근대 이전 유럽의 성격과 역동성을 보여준다.”라고 쓰여 있고 옥수수는 1492년에 콜럼버스가 쿠바에서 유럽으로 전파했으므로, 스페인(카탈루냐)과 프랑스(부르고뉴)의 ‘옥수수밭cornfields’은 다른 작물을 지배한 경작지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Pyong Son Chong 님 말마따나 ‘밀밭’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척도와 인간』 폴란드어판을 확인할 방법이 없고 비톨트 쿨라는 1988년에 타계했기 때문에 여기서 ‘corn’이 ‘밀’을 일컫는다고 100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옥수수’보다는 ‘밀’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되므로 『측정의 역사』 정오표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오표 바로가기: http://socoop.net/measure/corr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