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이 책 『페이퍼 머니』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막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 든 참인가? ‘페이퍼 머니’라는 제목의 어떤 측면이 여러분을 끌어당겼는가? 돈을 버는 방법이 들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가? 돈은 종잇조각에 불과하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가?(사실은 둘 다 들어 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페이퍼 머니’는 정확히 말하면 달러화를 말한다. 저자가 페이퍼 머니를 설명하기 위해 드는 4가지 큰 주제는 부동산, 기축 통화, OPEC, 그리고 주식시장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과 주식은 화폐 일반을 설명하겠지만, 기축 통화로서의 위치와 OPEC와의 관계는 달러에 대한 설명이다.
하지만 ‘원’이 아니라 ‘달러’를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이 우리에게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달러가 기축 통화이기 때문일 테고, 무엇보다도 ‘미국’의 통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 주식과 화폐의 관계는 2007년에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굴 주제가 될 것이다.
『페이퍼 머니』를 접한 이들은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의 경제적 사고가 조금씩 향상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의 미덕이기도 하다. 우선, 독자는 중고등학교 때 접했던 개념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제를 둘러싼 갖가지 사건으로 이루어진 역사가 펼쳐진다. 각 주제의 스케일은 점점 커져 세계 경제를 아우르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든 어느 정도는 경제 현상의 내막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들려주는 화폐의 역사는 흥미진진하다. 화폐는 단순한 종잇조각이 아니며 인간의 욕망,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시스템’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화폐를 알려면 부동산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페이퍼 머니』는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시급한 과제인 부동산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불로소득 또는 무임승차가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 과연 집이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와 세계 외환 시장, 미국인들이 누리는 풍요의 이면에는 역설적으로 풍요로 인간 불안정이 쌓여가고 있다. 달러의 금 태환 정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한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OPEC의 기원과 이들의 권력에 대해 읽다 보면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중동의 권력과 이들의 영향을 생생하게 알게 된다. 그리고 연일 들려오는 유가 인상 소식에도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다.
주식에 대해서는 저자가 이미 자신의 책 『머니 게임』과 『슈퍼 머니』에서 치밀하게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이 매력을 잃게 되면,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주식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질 것이다(W미디어를 통해 출간 예정이니, 여러분을 만날 기회가 또 있기를 기대한다).
현대는 불안의 시대이다. 환경, 인권, 폭력 ……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짓누르는 것은 경제적 불안이다. 자신이나 가족의 궁핍함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국가 경제를 근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가 과연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회의를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시야가 넓어진 독자들은 세상이 계속 굴러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기도 하다.
저자가 미국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들은 오늘날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니, 훨씬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공동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